정서가 메마른 시대, 감동에 목마른 시대의 필독서
- 우동 한 그릇 북자켓중에서..
줄거리
연말이 되면 우동집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이곳, 북해정도 이날만큼은 예외가 아니었다. 단골손님으로부터 주인아주머니라고 불리는 아내는 종업원에게 상여금을 주고 돌려보내려 할 때,출입문이 열리며 두 명의 아이와 계절이 지난 체크코트를 입은 한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여자는 조심스럽게 우동 1인분만을 시키고, 여주인은 주방을 향해 "우동 1인분!"이라 소리친다. 주인은 셰 사람을 흘낏 보고는, "예!"라고 답하며 우동 한 덩이에 반덩이를 더 삶아 넣는다. 아내는 다 먹고 나가는 세 모자에게,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소리치며 인사했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세 모자가 들어온다. 아내는 어머니의 체크코트를 보고 작년에 왔었던 모자라는 것을 알아보고 같은 테이블로 안내해 "우동 1인분!"이라고 소리친다. 주인은 다시 "예!"라고 대답하고 작년과 똑같이 우동 한 덩이에 반덩이를 더 삶는다.
내년 해 연말, 같은 시간 아내는 세 모자가 앉았던 테이블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두고 그들을 기다린다. 여전히 체크코트를 입고 있는 어머니와 아들들은 우동 두 그릇을 시키고, 주인은 우동 세 덩이를 삶았다.
다음 해가 지나고, 수차례의 해가 지나도 세 모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북해정은 그동안 가게가 번창하여 가게수리를 하였지만 세 모자가 앉던 테이블만은 그들을 기다리며 고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 이후 수차례 해가 지나고, 또다시 여느 때처럼 연말을 맞이했을 때, 문이 열리며 정장차림을한 두명의 남자와 화복을 입은 한 여자가 나타났다. 아내는 그들이 체크코트를 입던 모자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들을 위해 남겨두었던 테이블로 안내한다. 그들은 이제 우동 3인분을 시켰으며, 아내는 "우동 3인분!" 이라 소리치고, 주인은 "예!" 라고 대답하며, 우동 세 덩이를 삶기 시작한다.
만담과 견해
우동 한 그릇은 실화바탕인 구리 료헤이의 단편소설이다. 우동 한 그릇은 단편소설에서도 짧은편에 속하며, 짧은 스토리지만 긴 여운을 주는 명작이다. 이 소설은 1988년도에 오오쿠보 나오히코 의원이 예산회의장에서 이 이야기를 낭독하였는데, 이것을 계기로 대중들에게 "국회를 울린 책" 이라고 알려지게 된다. 또한 작품성을 본다면, 초반에 작가가 깔은 캐릭터들의 대사, "우동 몇그릇!"과 "옙!" 그리고 계절지난 체크코트를 항상 입고계시던 어머니의 정체성, 또 항상 우동을 더 주던 주인, 같은 날짜와 시간, 같은 테이블 등등 모두 결말에 겹쳐 표현되어,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이다. 북자켓에 써져있던 "정서가 메마른 시대, 감동에 목마른 시대의 필독서"라는 문장이 정확하게 이 책을 상징하고 설명한다.
이 책을 세상의 가혹함, 이기심, 그리고 고난에 치여 지치신 분, 감정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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