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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데미안 줄거리 및 견해 - 헤르만 헤세

by 몽환책소개사 2023. 1. 24.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데미안

수많은 젊은이들과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간 최악의 전쟁인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해, 헤세가 소설 데미안을 출판했다. 데미안을 집필했던 당시에 헤세는 정신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했다. 그는 1차 세계대전의 잔혹함과 잔인함, 과도하게 퍼져있는 민족주의를 비판했다. 그 당시에는 민족주의가 극심히 자리 잡고 있던 터라, 헤세는 언론과 각종 기사들의 먹잇감이 되었으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던 상태였다. 또한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셋째 아들의 병, 부인의 정신분열증 증세는 그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했었다. 훗날, 정신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됐으며 그 경험은 정신 분석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다.  이후 헤세는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출판했으며 훗날 그는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줄거리

두 세계 - 제1장

열 살, 에밀 싱클레어는 밝고 올바른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가정은 밝은 세계에 속했다. 하지만 또 다른 세게는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두 번째 세계는 다른 말과 냄새를 풍겼고, 우스꽝스러운 풍문들이 돌아다니는 곳이었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두 아이와 놀다 프란츠 크로머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는 어른의 걸음걸이를 흉내 냈으며 힘이 세고 거친 아이였다. 그는 앞니 사이로 침을 뱉었고, 위압감이라는 냄새를 풍겼다. 크로머와 싱클레어, 그 외 두 아이들은 땅바닥에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하나둘씩 자신의 무용담을 펼쳤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싱클레어는 이야기를 꾸며내 말하기 시작했다. 싱클레어는 과수원에서 최상위 품질인 사과를 잔뜩 훔쳤다고 말했고, 하나님에게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맹새했다. 그 이후 프란츠 크로머는 눈빛이 바뀌며 과수원 주인이 도둑을 찾고 있다 말하며, 도둑을 제보하면 2마르크를 준다고 말했다. 크로머는 2마르크를 내일 방과 후에 가져오라고 명령했고, 이제 싱클레어가 훔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싱클레어는 집으로 돌아가지만 밝은 세계의 냄새가 더 이상 남지 않았고 안락한 집은 온데간데없었다. 

다음 날 싱클레어는 죄책감을 느끼며 65 페니히를 저금통에서 훔쳐 크로머에게 주었지만 그는 조롱했고, 멸시와 협박으로 싱클레어를 이용했다. 한동안 정신착란과 구토증세를 보였으며, 어머니와 아버지를 거부했다. 싱클레어는 당장 고통과 고뇌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는 아직도 어린애 취급받는 게 싫었다. 더 이상 그에게 밝은 세계는 없는 듯하였다. 

 

Pg. 12~13 - “그 세계는 어머니와 아버지라고 불렸고, 사랑과 근엄함, 모범과 학교라고 불렸다. 은은한 광채, 맑음과 청결이 그 세계에 속했으며, 다정하고 상냥한 대화, 깨끗이 씻은 손, 깔끔한 옷, 예의범절이 그 세계의 것이었다”... 중략 “그 세계는 완전히 달랐다. 다른 냄새를 풍기고 다른 말을 하고 다른 것을 약속하고 요구했다. 그 두 번째 세계에는 하녀들과 젊은 기술공들, 유령 이야기와 남우세스러운 풍문들이 있었다.” 
Pg. 20~21 - “마침내 나도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근사하게 도둑질한 이야기를 꾸며 내어, 내가 그 도둑질의 주인공인 양 굴었다."
Pg. 31 - “마치 돌아온 탕아가 고향의 옛 방들을 보고 냄새를 맡을 때처럼,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간절하게 그 정겨운 숨결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었다.” 

카인 - 제2장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어느 날, 도시에서 온 막스 데미안이 전학 왔다. 데미안은 독특한 매력이 있었고, 그의 얼굴은 총명하고 밝고 무척 단호했다. 마치 농부의 자식들 사이에서 자신도 농부의 자식인 양 보이려고 온갖 애를 쓰는 변장한 왕자처럼 처신하고 옷을 입었다. 그는 과제를 하는 학생이 아니라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가처럼 보였으며, 그의 눈은 조롱의 빛이 번득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다가와 호감을 보였으며, 카인의 표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했다. 카인의 표식이 먼저 있었고, 표식을 토대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한 남자의 얼굴에는 무언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고, 모습이 워낙 위압적이었기에 아무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남자에겐 권위가 있었고, 사람들은 그 남자가 두렵다고 말하는 것 대신에, 그 남자에게 표식이 있다고 지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날, 프란츠 크로머와 헤어지고 데미안이 다가와 크로머의 이름을 물었고, 그놈은 나쁜 놈일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뒤, 크로머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고 우연히 마주쳤을 때에는 흠칫 놀라며 뒤돌아갔다. 싱클레어는 흥분과 희열을 느꼈으며, 드디어 구원받은 느낌이 들었다. 후에 막스 데미안을 다시 만났을 때, 나에게 만일 크로머가 다시 나타난다면 데미안을 기억하라고 말하라고 했다. 

Pg. 58 - 59 “용기와 개성을 지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늘 으스스하기 마련이야. 두려움을 모르는 으스스한 족속이 주변을 돌아다니게 되면 정말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어? 그래서 그 족속에게 별명을 붙여 주고 허황한 이야기를 지어낸 거지.”... 중략 “카인과 그의 후손에게 실제로 일종의 〈표식〉이 있었고, 그들이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랐다는 것만은 사실이야.”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 - 제3장

크로머의 사건 이후, 서너 해가 지난 후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다시 가까워지고 있었다. 데미안은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지 않았으며 선생님에게 아부하기보단 맞섰고 선생님은 그를 내버려 두었다. 어느 날, 데미안은 한 자리씩 뒤로 싱클레어 쪽으로 옮기다가, 최종적으로 싱클레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데미안은 종교적인 교리들을 더 자유롭게, 더 개인적으로, 더 유희적으로, 더 환상적으로 보고 해석하도록 도와 주웠고, 싱클레어도 그의 해석들을 즐겁게 들었다. 데미안은 어느 날 싱클레어에게 다가와 카인과 아벨처럼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박힌 두 강도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강도는 범죄자였고 악행을 저질렀으며 무슨 참극을 벌였는지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시지만, 그는 강도는 죽음을 코 앞에 두고 참회와 회개의 눈물을 보였으며 그런 참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개종하지 않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지 않은 강도가 더 지조 있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가고 최후의 순간에 비겁하게 악마에게 결별을 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데미안의 새로운 견해는 싱클레어에게 충격이었으며, 싱클레어가 수호해야 한다고 믿었던 개념들을 뒤엎었다. 

막스 데미안은 이 부분이 종교의 중요한 결함 중 하나라고 단언했다. 하나님은 선이고 아버지고 고귀하신 존재이지만, 세상은 다른 것들로도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것들은 모조리 악마에게로 떠넘겨지고, 이 세상의 절반이 묵살당하고 금기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을 숭배하는 예배와, 더불어 악마에 대한 예배를 드려야 하고, 혹은 악마까지 포함하는 하나님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그런 말들은 싱클레어가 어린 시절 때부터 가지고 있던 수수께끼, 한시도 뇌리를 떠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도 말 못 하는 수수께끼를 정확하게 저격했다. 

Pg. 145 “나는 무척 당혹스러웠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수난사에 대해선 아주 잘 안다고 믿었는데, 내가 그 이야기를 얼마나 개인적인 느낌 없이, 얼마나 상상력과 환상 없이 듣고 읽었는지 그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Pg. 148 "데미안이 하느님과 악마, 공식적으로 인정된 신적 세계와 묵살된 악마적 세계에 대해 한 말은 바로 나 자신의 생각, 나 자신의 신화,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라는 두 세계 혹은 두 반쪽 세계에 대한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베아트리체 - 제4장

싱클레어는 친구 막스 데미안과의 재회 없이 성 OO시로 전학 갔다. 싱클레어의 누나들은 하염없이 울었지만 그에게 고향과의 이별은 이상할 정도로 가벼웠다. 학교에서 싱클레어는 인기도 없고 오히려 괴짜 같은 아이로 평가받았는데, 그는 그 역할이 맘에 들어 그런 면을 강조하며 내면 속으로 더욱더 파고들었다. 그런 식으로 1년이 지나갔고, 알폰소 베크라는 친구를 만나 포도주를 마시며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이야기를 듣더니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알폰소 베크는 18살이지만 여자 경험이 많고 어린 여자들보다는 부인들을 더 좋아하는 놈이었다. 그것은 금기였으며, 금지된 일이라는 걸 서서히 느끼며 싱클레어는 혁명을 맛보았다. 그날 이후 싱클레어는 패거리에 끼어 하루 내내 술집에 들락날락거렸으며, 그의 인생은 타락해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찾아와 꾸중도 내고 부탁도 하였지만, 싱클레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봄날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한 숙녀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그녀는 키가 크고 늘씬했으며, 영리한 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숭배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으며, 그 소망이 어떠한 욕망보다 더 크고 강렬하게 발산되었다. 싱클레어는 그녀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지어줬으며 대화를 해보진 않았지만 그녀는 싱클레어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 그날 이후, 술집을 다니며 고주망태가 되는 행동을 그만두었다. 싱클레어의 삶은 예전처럼 창의와 다채로움으로 가득 찼고, 그 자신에게로 돌아갔다.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를 상상해 그 모습을 캔버스에 담으려 했으며, 상상력과 흐름에 붓을 맡기고 자유롭게 붓을 흘려내려 가며 얼굴을 그렸다. 이런 방식으로 그림을 수차레 그리고 나서, 그는 강렬하게 그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을 완성했다. 소녀의 얼굴보다는 젊은 청년으로 보였으며, 신비로운 생명처럼 보였다. 어느 날, 그림을 다시 보니 그것은 데미안의 얼굴이었으며, 오랫동안 바라보고 느끼니 싱클레어 자기 자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 싱클레어는 방학 때 잠깐 만났던 데미안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고향 시내를 배회하다 데미안을 만났는데, 같이 술집에 가 포도주를 마셨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술을 마시는 목적과 이유를 돌이켜보라는 충고를 주웠고, 술값을 계산하고 나갔다. 그것은 싱클레어를 분통 터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싱클레어는 다시, 새 종이에 새 그림을 시작했다. 그는 강렬한 색을 써 맹금을 그렸는데, 새가 마치 거대한 알을 깨고 나오듯 지구를 깨고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 맹금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냈고 이후 공부에 힘썼다. 

Pg. 190 “바로 그 봄날 그 공원에서 나는 내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젊은 숙녀와 마주쳤다. ”... 중략 "내 상상력을 활발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나보다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훨씬 더 성숙해 보였으며, 윤곽이 우아하고 뚜렷한 것이 벌써 숙녀 티가 났다.” 
Pg. 192 “그녀는 내 앞에 자신의 영상을 세워 놓고 내게 성스러운 신전의 문을 열어 주고 나를 신전에서 기도하게 만들었다.” 
Pg. 197 “일단 시작한 것에서, 물감과 붓의 흐름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과 상상력을 좇아 단순히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Pg. 198 “완성된 그림 앞에 앉아 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일종의 신상(神像)이나 성스러운 가면처럼 보였다. 반은 남자 같기도 했고 반은 여자 같기도 했으며, 나이를 알 수 없었고, 의지가 강하면서도 몽상적으로 보였고, 경직되었으면서도 은밀히 생기에 넘쳤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 제5장

데미안에게 편지가 왔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라고 써져 있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그림을 이해했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 주웠다. 싱클레어는 이 말을 곱씹고 깊게 생각했다. 그는 아브락사스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으며 그 구절이 무엇보다 신경 쓰였다. 후에 수업시간에 헤로도토스라는 책을 읽었지만 싱클레어의 주의는 데미안에 편지에게 쏠려있었다. 그 순간 선생님의 목소리가 싱클레어의 귀에 박히고 그 목소리는 크게 말했다, "아브라삭스." 교수는 아브락사스를 미개한 종족이 섬기는 악마 따위가 아니라 심오한 의미와 신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하는 임무를 가진 신의 이름이라고 설명하였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도시를  거닐다 작은 교회에서 들리는 오르간 소리를 들었다. 처음 두세 번은 그의 걸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다음번의 오르간 소리는 그를 멈추었다. 오르간 연주자는 피스토리우스라는 남자였으며, 거친 구석이 있고 고집스러운 의지에 넘쳤다. 피스토리우스는 많은 가르침을 주었고 가르침들은 싱클레어 자신을 형성하도록 도와 주웠다. 싱클레어는 그와 대화할수록 살아있는 것을 느꼈으며, 전율을 느꼈다. 

 

Pg. 224 "하지만 아브락사스는 훨씬 더 많은 걸 의미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는 가령 이 이름을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하는 상징적 임무를 지닌 신의 이름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Pg. 237 "“연주 솜씨가 무척 특이했는데, 의지와 끈기를 극히 개성 있고 독특하게 표현하는 것이 마치 기도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교회 안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는 남자가 그 음악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마치 자신의 생명이라도 되듯 그 보물을 얻기 위해 두드리고 애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Pg. 255~256 “그다음에 만났을 때 오르간 연주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개성의 경계를 늘 너무 좁게 그리지요! 우리가 개인적이라고 분류하는 것,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만을 늘 우리의 인품에 포함시키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모두는 세계를 이루는 모든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우리의 몸이 물고기를 지나 훨씬 더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의 계보를 품고 있듯이, 우리의 영혼도 지금까지 인간의 영혼 안에서 살았던 모든 것을 지니고 있지요. ” 

야곱의 싸움 - 제6장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피스토리우스는 혼란스러웠단 싱클레어의 개념들을 정립해 주었으며, 또 정립되어 있는 개념들을 또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무너트리기도 하였다. 피스토리우스는 같은 부류였으며, 인도자였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는 과거를 향한 낭만주의자이고 구도자였다. 그와의 이별은 어둠처럼 빠르지만 느리게, 또한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어느 날, 피스토리우스가 그가 연구한 종교의식과 형식들에 이야기했는데, 그것들은 싱클레어에게 삶에 중요한 요소라기보다는 흥밋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들은 옛 세계들의 폐허를 뒤지는 소리로 들렸다. 싱클레어는 갑자기 혐오감이 치밀어 자신도 놀랄 정도의 악의적인 말투로 말하였다: “꿈 이야기나 다시 들려주지 그래요. 밤에 진짜로 꾼 꿈 이야기 말이에요.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말들은, 그러니까 뭐랄까,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어요!” 싱클레어는 이 말을 말 한 직후 즉각적으로 후회했으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 한마디가 피스토리우스의 고민과 약점을 제대로 겨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냈다는 걸 알기에, 싱클레어는 침묵을 지켰지. 싱클레어는 그가 자신에게 고함치고 변호하길 극도로 바랐지만, 그는 짤막한 한마디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싱클레어는 후회하고 그 한마디를 취소하길 극도로 바랐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젔다. 그는 피스토리우스와 헤어지고 사방을 헤맸으며, 내딛는 걸음마다 위험이 따랐다. 

Pg. 243 “그는 그동안 연구한 비밀 종교의식과 종교 형식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그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했으며 그것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데 열중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모든 것들은 삶에 중요하다기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밋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내게는 현학적인 소리로 들렸고, 옛 세계들의 폐허를 피곤하게 뒤지는 소리로 들렸다. 갑자기 그런 모든 방식, 신화 예찬, 전래된 신앙 형태들을 모자이크처럼 짜 맞추는 놀이에 대한 혐오감이 치밀었다.” 
Pg. 244 “피스토리우스는 순간적으로 그것을 감지하고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그를 주시했으며 그의 얼굴이 끔찍하게 창백해지는 것을 보았다.” 
Pg. 246 “피스토리우스는 매우 침착하게 말했지만, 그가 상처받아 괴로워하는 게 느껴졌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나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진심으로 그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하고 내 애틋하게 고마운 마음과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 감동적인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말들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에바 부인 - 제7장

싱클레어는 방학 동안 예전에 막스 데미안과 그의 부모님이 살던 집을 다시 찾았다. 한 노부부가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에게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가 어디 사는지 물었지만 그들은 지금은 어디 사는지는 알지 못하였다. 노부부는 싱클레어가 관심이 많은 걸 알아채고는 데미안의 어머니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가죽 앨범에서 나온 작은 사진이 싱클레어의 심장을 멎는 것같이 만들었다. 데미안의 어머니는 키가 크고 남성적인 여인이었고, 모성적인 면과 정열적인 모습, 악령인 동시에 어머니였고 운명인 동시에 연인이었다. 싱클레어가 바로 꿈속에서 보던 모습이었고 그는 바로 데미안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그녀를 연상시키고 또 상기시키며 이곳저곳 생각나는 대로 걸음을 옮기며 기차를 탔다. 며칠 간의 여행 끝에, 싱클레어는 그 여인을 찾아다니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며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늦은 저녁시간에, 시내를 배회하고 있을 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막스 데미안이었다. 데미안의 목소리는 여전히 근사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침착했다. 간단안 안부인사 이후 데미안은 화제를 돌렸다. 데미안은 이제 세상에 자유와 사랑은 찾아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모든 유대관계는 강제로 형성되었거나 두려움과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고, 세상은 낡아서 붕괴하기 직전이라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그들은 삶의 법칙이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고 옛 세상의 낡아빠진 규칙을 따라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과거의 이상에 매달리며 새로운 이상을 제시하는 사람은 돌을 던져 죽인다고 했다. 조만간 충돌할 것이고, 현제의 세상은 몰락할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싱클레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점에 앉아있는 신사들을 봤으며 그들은 대학 시절의 기억을 숭배하고 자유와 행복을 등 뒤에서 찾았다. 

 

다음 날,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집을 찾았다. 늙은 하녀가 그를 맞이하고 그를 방으로 안내했다. 방 안에 홀로 남겨져 방을 둘러보며 감동하던 그때, 열린 문에는 검은 옷차림에 키 큰 여인이 있었다. 싱클레어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얼굴은 시간과 나이를 초월한 듯 보였고, 눈은 더없이 깊었다. 그녀는 존재의 어머니 같았다. 그녀는 얼마 안 되는 가까운 친구들이 자신을 에바 부인이라 부른다 소개했으며 그것이 괜찮다면 그렇게 불러도 좋다고 하였다. 싱클레어는 아들, 형제 또한 애인처럼 그 집을 드나들었다. 밖에는 현실이 있었지만 그 집 안에는 사랑과 영혼이 있었다.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에게 더욱더 사랑과 욕망, 또 소망을 느꼈다. 

 

Pg. 333 “그들의 종교도 윤리도 그 무엇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걸맞지 않아. 백 년 이상 유럽은 오로지 연구하고 공장을 세우기만 했어! 그들은 한 인간을 죽이는 데 몇 그램의 화약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알면서도, 신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는 몰라.” 
Pg. 335~336 “현재의 공동체들이 붕괴해야만, 그 유일하게 중요한 흐름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날 거야. 물론 그 흐름들은 날마다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말이야."
Pg. 338 “나는 아침 늦게까지 푹 잤다. 새날이 마치 들뜬 경삿날처럼 밝아 왔다. 그런 날은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이후로 처음이었다. 마음은 초조하고 혼란스러웠지만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나를 위해 중요한 날이 밝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Pg. 342 “그녀의 눈길은 성취였고 그녀의 인사는 귀향을 뜻했다. 나는 말없이 그녀에게 두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힘차고 따스한 두 손으로 내 두 손을 붙잡았다.” 

종말의 시작 - 제8장

어느 날, 에바 부인을 향한 싱클레어의 사랑이 고통스럽게 불타올랐다. 그는 그녀를 다시 못 볼듯한 예감이 들었다. 그때 말발굽 소리가 들리고, 소리가 들리는 창가로 가니 데미안이 있었다. 데미안은 창백했고 이마 양쪽에서 땀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그는 곧 러시와와의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 알려주고, 아주 크게 충돌이 일어나 새로운 것들이 시작될 것이라 단언한다. 데미안은 자신이 소위로 입대할 것이라 말하고 말에 다시 올라타 떠났다. 모든 사람이 피가 섞인 형제가 된 것 같이 조국과 명예를 들먹이고 전쟁을 원했다. 싱클레어도 되었고 전선에 나가 총격전을 경험하였다. 예전의 싱클레어는 왜 사람들이 이상을 위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극히 적은 지 많은 생각을 했지만, 지금 싱클레어가 보는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이상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았다. 살아 있는 이들과 죽어가는 이들이 장엄하게 운명의 의지에 다가가며 그들은 홀린 듯이 아득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헌신했으며, 개인과 자유의 이상이 아닌 누군가에게 넘겨받은 공동의 의지에 다가갔다. 

 

싱클레어는 보초를 서다 엄청난 섬광이 그를 들어 올렸다가 다시 땅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처음 그는 상처와 흙 투성이로 포플러나무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그다음은 지하실, 그 다음은 마구간의 밀짚 위에 누워 있었다. 그의 내면은 강하게 끌리고 있었으며, 수례에 누워 있고 들것 아니면 사다리에 실려있었다. 목적지에 이르렀을 때는 매트리스에 누워있었고, 바로 옆에 또 하나의 매트리스가 있었다. 그곳에는 막스 데미안이 싱클레어를 바라보고 있었고, 서로의 눈을 깊이 응시했다. 

Pg. 396 “다만 내가 〈운명〉이라는 그처럼 고독한 일을 그처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온 세상과 함께 겪는다는 점만이 기묘했다. 그렇다면 좋다!” 
Pg. 398 “우리의 표식은 아니었지만 사랑과 죽음을 뜻하는 아름답고 품위 있는 표식이었다. 나도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의 포옹을 받았으며, 그것을 이해하고 기꺼이 응답했다. 그들은 도취 상태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 운명의 의지를 따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취는 신성했으며, 그들 모두가 흔들어 깨우는 듯한 눈길로 운명의 눈을 잠시 들여다본 것에서 유래했다.” 

개인적인 견해

데미안이 시작할 때,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라는 것이 나온다. 밝은 세계는 질서를 뜻하고, 어두운 세계는 혼돈을 뜻한다. 또한 두 세계가 맞닿아 있다는 건 언제든 혼돈에서 질서로, 질서에서 혼돈으로 바뀔 가능성을 상징한다. 크로머가 싱클레어를 처음 혼돈의 구덩이로 끌고 갔을 때, 막스 데미안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싱클레어를 꺼냈다. 데미안은 이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싱클레어의 모험을 풀어낸다. 싱클레어는 성OO시로 전학가 구렁텅이에 빠지지만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다시 그의 삶은 질서로 정립된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하듯 싱클레어는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 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그의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을 겪는다.

또한 헤르만 헤세는 새로운 교훈을 주는데, 그것은 변화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투쟁한다." 현재까지도 많이 쓰이는 문장이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알은 세계이고, 새의 목적지는 악마와 신을 결합한 아브락사스다.  제7장, 에바 부인에서는 사람들의 오래된 규율과 법칙을 보여주고, 과거의 추억과 일들에 매달리는, 피스토리우스 같은 낭만주의자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낡은 이상에 목매달고, 새로운 이상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돌을 던져 죽인다고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새 그림은 새 도화지에 그려야 하기에, 오래된 것은 붕괴되어야 하고 새로운 이념들을 위한 발판이 되어야 한다. 제8장, 종말의 시작에서는 세계, 새가 깨고 나오려는 알, 오래된 규율이 붕괴되는 것을 보여주고 막을 내린다. 싱클레어는 아직 새이고 붕괴되가는 알을 깨고 나가려 투쟁한다. 그리고 싱클레어는 세계가 붕괴되고, 새로운 이념들과 가치들이 정립되고, 그 이후에 때가 되면 아브락사스에게로 날아갈 것이다. 싱클레어는 악마적인 것들은 묵살되는 반쪽짜리 세상이 아닌 이 세상 그대로를 바라보며 살 것이다. 

 

데미안은 그저 단순히 재미를 주기 위한 소설이 아닌 모든 인생은 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여정이란 것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이 줄거리에도 못 담은 교훈들과 가르침이 수도 없이 많으며, 싱클레어의 모험을 영적이고 상징적이게 굉장히 잘 풀어낸다. 상당히 상징적이고 깊은 문학이며, 꼭 한 번은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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